강원도 화천은 외가였던지라 어렸을 때 이런저런 추억이 참 많아 애정이 가는 지역중 하나입니다. 나중에 자식 다 키워 독립시키면 남편과 화천에서 조용히 둘만 살자고 종종 그럴 정도로 매력이 많은 곳이지요. 수년 전 외조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시고 나니 화천에 연고가 없어지긴 했지만, 화천 옆 춘천에 살고 있고, 친정엄마께서 종종 초등학교 동창회 모임 겸 친구 방문 겸 화천에 가시는지라 운전기사 겸 따라가곤하죠.
동창회 모임 참석하시기위해 인천서 친정엄마께서 오늘 오셨는데, 투석약을 가져가셔야하고, 마침 산천어축제가 오늘 개막(1월 7일 ~29일)이라고 하니 구경이라도 할 겸 남편과 아이도 함께 화천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세계 4대 겨울축제로 자리잡았고, 개막일이니 사람이 많을거라 예상했지만 오후3시에 출발하니 화천에 들어가는 도로는 전혀 막힘이 없이 시원시원했습니다. 엄마를 모임 장소인 용암리에 내려드리고, 바로 화천대교를 건너 행사장으로 향했죠. 출발하기 전 행사장의 대략적인 맵을 머리 속에 넣어뒀고, 어릴 적 외가가 화천읍내였던지라 외사촌들과 화천읍 곳곳을 누비고 다닌 덕에 주차장소 찾고, 길 찾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좁은 읍내의 도로와 요소요소의 주차장이 차로 꽉꽉 들어차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열심히 활약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교통정리 덕에 화천초등학교에 차를 주차하고 먹거리 거리를 따라 가니 산천어축제 행사장이 나왔습니다.(개인적으로 화천초등학교에 주차를 하는 게 동선도 가장 짧고 편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와~ 사람이 정말 많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사람들로 행사장이 무질서하다거나 발 디딜틈도 없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이동식 화장실도 깨끗했습니다. 화장실 안에 청소하시는 분이 상주하시면서 수시로 치우고 닦고 하시더군요.
또 행사장 주변에 어묵, 군밤, 떡볶이 등등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도 있고, 얼음 놀이 하다 추운 몸을 따뜻히 녹일 수 있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고, 여기저기 성공적인 축제를 위한 배려와 시설들이 준비되어 있고, 자원봉사자나 관계자, 상인,주민분들도 친절했습니다.
얼음 썰매뿐 아니라 위 사진처럼 튜브 미끄럼틀도 있습니다.(길이가 상당히 길더군요.) 또 얼음 카트라든가, 아르고라든가... 다양한 놀이 시설이 있는데, 이용료의 전액이나 상당부분을 특산물구매, 화천 내의 상가, 음식점, 각종 상업부스, 숙박시설, 주유소까지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교환해 주기 때문에 경제적인면도 있습니다. 일단 화천에 왔으니 화천에 확실하게 돈 써라.. 하는 주최측의 전략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구제역파동으로 축제가 취소되어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았다는데... 성황리에 진행되는 축제와 행사를 보니 화천군민의 작년의 아쉬었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더군요.
얼음 썰매장 옆에는 산천어 낚시장도 있는데, 예약해서 잡는 곳도 있고, 현장에서 접수해서 잡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산천어 회를 떠주는 곳도 있고, 구워주는 곳도 있습니다.( 유료이지만 1~2천원 수준입니다.) 작년에 빙어 낚시를 재미있게 한 추억이 있어선지 아이는 산천어를 잡아 회 떠 먹고 싶어했는데, 얼음 낚시를 위한 월동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다음 주에 와서 하자고 했습니다.
이용금액과 자세한 사항은
http://www.narafestival.com/01_icenara_2012/ 참조하세요.(모바일홈페이지도 있습니다.)
어두어지기 시작하니 화천읍내의 중앙도로(?)를 뒤 덮은 조명이 불을 밝히기 시작합니다.
얼음썰매 놀이를 마치고 어묵으로 몸을 잠시 녹인 후 아시아빙등광장과 세계겨울도시광장을 관람하기 위해 걸음을 움직였습니다. 솔직히 작년에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하얼빈 빙등제를 보고온지라 실내에 마련된 작은 얼음조각들에 큰 감흥은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눈요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일전에 뉴스를 보니 하얼빈에서 전문가를 데려다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선지 완성도가 높아 보이더군요. 아시아빙등광장 티켓을 끊으면 세계겨울도시광장도 볼 수 있습니다. 즉, 티켓 두 장이 세트 상품인 것이지요. 가격은 대인5000원, 소인3000인데, 3000원 짜리 상품권으로 돌려줍니다. 다만, 두 행사장이 서로 좀 떨어져 있다는 것.
사진 오른쪽의 여성은 지나가는 행인입니다. 저희 일행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입니다.ㅎㅎ
아시아빙등광장행사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얼음 미끄럼틀입니다. 푸대를 깔고 타는 게 더 잘 미끄러지고, 옷도 젖지 않게 하는 방법인데, 푸대도 미끄럼 주위에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밤도 늦고, 몸도 춥고, 또 다음 주에 남편회사 직원들이 놀러오면 다시 오기로 했으니 상품권을 가지고 먹거리골목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개막식행사는 못 봤어요. 나중에 불꽃놀이도 한다고 했는데...
하지만 아주 중요하고 귀한 소득 하나!
바로 이외수님과 함께 가족사진을!!
행사장 곳곳을 사모님과 함께 다니시면서 축제장을 찾은 손님들과 포토타임을 가지신다고 하네요.
남편은 축제장 도착하자마자 이외수님 찾으려고 난리였지만, 정말 우연히 찾아지더군요.
날씨도 춥고, 연세도 있으시고, 장소도 이리 넓은데... 포기할 떄 쯤 꽃분홍색 방울모자를 쓴 분 발견!
(하~.. 제 얼굴 왜 이리 클까요? 실제로는 그리 크진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들 녀석... 왜 표정이....저 모양?)
재미있는 일 또 한가지,
외사촌 언니를 그 넓은 행사장 한복판에서 만났다는 거... 언니가 먼저 절 알아보더군요..ㅋㅋㅋ..(역시 얼굴이 큰게야.)
시댁이 화천이기도 한 언니이지만, 집은 서울인지라 그렇게 만나기가 쉽지가 않고, 우연의 일치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있더래도 같은 시간, 같은 길을 마주 걷기가 어디 쉬울까요?
다음 주엔 낚시할 준비 단단히해서 또 가야겠습니다.
따뜻한 물도 좀 싸가고, 돗자리도 챙겨가고(간이의자가 있으면 좋겠지만), 핫팩이나 추위대비 좀 하고...